일상

[일상] 전달의 방법

모리선생 2024. 5.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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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자영업자 비율은 24% 정도로 그 외에는 거의 사무직 혹은 현장직 등이라고 볼 수 있다.

 

즉, 5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는 곳에는 무릇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사람들간의 일종의 교류가 존재를 할 것이다. 그 형식이 일반적인 대화와는 조금은 결이 다른 조금 더 형식적이고 절제가 된 형태의 '정보 전달 행위'가 발생을 하게 된다. 

 

나는 오늘 이 점에 대해서 조금 사색을 해보았다.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한다는 행위는 과연 무엇인가?'

'회사에서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하거나 필요한 것을 요청한다는 행위 자체는 어떤 태도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게된 이유는 여느 때와 같은 봄날의 어느 사건으로 인해서다. 

나른한 4월의 오전 11시의 사무실 나는 어김없이 메일을 들여다보며, 학술 대응을 하기 위한 메일 내용을 검토 중이였다. 그때, 마침 한통의 메일이 날아들어왔고 일상의 업무 단계처럼 나는 메일의 제목을 보게 되었다

 

메일 제목: 심각한 케이스 발생

 

사실상의 약간 꼰대끼가 없지 않은 나로써는 해당 메일에 대해서 상당한 불쾌함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메일 자체의 내용이 '요약'이 되어 있지 않은 사서로운 개인적인 기준에 의한 감정섞인 제목이라니. 하지만 해당 문제가 '정말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하에 메일을 열어 내용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메일 내용: 고객사로 부터 제품의 반응 불일치 현상이 발생한 '듯' 합니다. 이에, 고객은 지난 2주간 상당한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며, 현지에서 달래기 위해 지난 목~금까지 대응을 지속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사실 이 메일을 보면서 나는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총 2가지 였기 때문이다.

(1) 그는 나와 업무를 함에 있어서 '업무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메일을 읽는 시간조차 내 업무 시간을 할애하면서 까지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 이에게 일목요연하게 내용을 정리하여서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정보성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2) 업무의 경향성을 파악하고 있다면 이러한 형태의 질문은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제목에서 '심각한' 이라고 중요도를 명시했다고 한들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해당 문제가 어렵지 않을 수도 혹은 그 이상의 문제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추측성 내용은 실제 아무런 정보의 객관성도 보장하지 못한다.

 

결국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나는 다시 메일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문의 하신 내용으로써는 질문하는 바를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정확히 어떤 내용에서 불일치가 발생하였고, 증상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에 대한 답변 메일은 다음과 같았다.

 

'24, 급한 건입니다'

 

상당히 무례한 행동으로써 더 이상의 메일 상의 커뮤니케이션은 불가했다. 이에, 해당 직원의 상관에게 해당 문제의 사실여부 및 문의 사항에 대해서 다시 한번 확인을 하고 해당 상관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였다.

 

회사라고 하는 곳 혹은 업무를 함께 한다는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정보성이 높거나 정제되어있는 문구를 통해 내가 원하는 바를 간결하지만 예의 있는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본다. 결코 나의 사적인 감정이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서 나와 상대하고 있는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하거나 혹은 시간을 뺏는 행위를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정보를 전달해주는 입장에서는 어떠한가? 정보도가 높더라도 일목요연하게 상냥한 태도로 전달을 함으로써 정보를 받는 이로 하여금 추후 업무 및 해당 문제에 대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회사에서 '전달을 한다'는 행위의 정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그 저변에는 서로의 업무에 대한 보통의 이해도와 더불어서 정보를 주고 받는 사람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배려심이 기반이 되어 있지 않는다면, 전달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성립을 하지 않을 것이다.

 

글 읽기를 좋아하고 듣는 것을 좋아하며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으로써 최근의 이러한 배려심이 부족한 형태의 비즈니스 대화는 참으로 안타깝다. 서로의 업무를 조금 더 이해하면서 매너있는 대화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직장인의 사색을 마쳐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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