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말할 것 같으면
‘제조업에서 일하며 서비스 기획을 하고 마케팅적인 감각을 통해 전문가 집단과 소통을 하는 사내 교육업에 종사하는 디자이너이자 개발자이다’
라고 해야겠다. 이 말이 무슨 말인고 하니 학술 마케팅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폭 넓은 업무와 깊은 이해도를 필요로 한다.
진단기업 시장이라는 곳에서 많은 이렇게 폭 넓은 경험을 하기까지는 그의 기준이 되는 회사가 하나 있었다. 업계에서 워낙 유명하다보니 관련 제품을 거론하거나 해당 정보를 이야기하는 것은 삼가하려고 한다.
해당 업체는 예전부터 꾸준히 한 우물을 팠던 것으로 매우 유명한 회사였다. 그리고 진단기기 업체로써는 기회(?)라고도 할 수 있던 시기에 플랫폼의 부재로 인하여 큰 수익을 기대하지 못하였음에, 많은 사람들에게 비운의 기업이라고 불렸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도 이 기업을 좋아하고 자발적으로 분석을 한 것은 그 기업이 가진 꾸준함이였다.
“회사는 한방이야.”
“진단기업은 시기를 잘타야해”
라며 여러가지를 들었었지만, 결국 모든 회사가 그 다음 추진 사업을 찾지 못해서 하락의 길을 걷거나 규모만 유지할 뿐이다.
현재 이 회사는 해당 분야에서는 모두가 알 수 있을만큼의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으며, 수많은 진단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그 회사의 제품을 찾지 못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아, 북쪽은.. 사실 잘모르겠다). 한제품에 대해서 꾸준히 연구를 하고 확장 방법을 모색하고, 해당 분야에 최고가 되는 것. 사실 요즘 말하는 제너럴리스트 혹은 육각형인재와는 맞지 않는 기업의 형태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모든 일을 관통하는 하나의 정신을 깨달으면, 모든 것을 행할 수 있다는 ‘일이관지’라는 사자성어도 있지 않는가. 거듭된 현장진단기기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면서 아시아 및 유럽지역의 현장진단기기의 표준이 되어가는 해당 기업의 모습은 정말 박수를 쳐줄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미안하다 해당기업에는… 이전 회사에 다닐때만해도 소위 ‘그 기업 좀 내가 아는데’라는 사람들로 인해서 오해를 한 적이 있다.
‘그거 기업이 운이 좋았던거지’
‘딜러가 잘 한거야’
‘영업이 어쩌다 좋은 기업을 파트너로 삼은거지’
근데 말이다. 이게 아무리 좋은 파트너를 삼는다고 한들, 결국 기술과 태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 박수를 쳐줄 부분은 박수를 쳐야하는 것이다.
한번 쯤은 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진단기기 업계에서 몸을 담은지 언 6년차. 기회가 왔다.
지금의 회사에서 해당 기업이 주최하는 설명회에 객원 기업으로서 초청받아 발표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내심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6년간의 파워포인트 제작 능력과 지식 그리고 언변 등을 모두 갈아넣었다. 무려 한달간!
그렇게 탄생한 26장의 파워포인트와 12장의 영어대본. 그리고 40번, 50번이 넘게 해당 자료를 외우고 또 외웠다.
‘지금의 회사의 대표로 가는 곳에서 우리 회사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내가 동경하던 회사의 대표님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니 부끄럽지 않도록’
당일 해외 인사 70여명과 기업의 대표가 모인자리에서 발표를 해냈다. 발표로만 몇십억 계약을 해내고 기업의 해결사로서 살아온 내가 이번 발표엔 떨.었.다.
”Why don’t we join our hands to expand our test capabilities. Why don’t we deliver a safer environment for our patients?”
라는 마지막 문구가 끝나고 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내려왔다.
한달간의 준비를 모두 쏟아부은 자리를 뒤로 하고 오렌지 쥬스를 삼킬때쯤, 동경하던 기업의 대표님이 직접 나를 찾으셨다.
”발표 잘해줘서 고맙네. 제품에 대해서 잘 설명해줬어. 모두에게 명함 다 돌리고, 인사도 나누게. 다시 만나길 바라지.“
그리고 그 후 개인적으로 지금 회사의 대표님께 연락을 하여 칭찬을 해주셨다. 지난 6년간의 갈고 닦음이 이렇게 빛을 바라는구나. 실로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였다. 그날의 기쁨은 지금의 순간에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학술 마케터 이자 임상 관리자이자 서비스 기획자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이 일을 나는 계속해서 해나갈 예정이다.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 줄 누가 아는가?
학술 마케터라고 한다면 내 이름이 나올 수 있게끔, 꾸준히 한 우물을 넓고 깊게 꾸준히 한번 파보아야겠다.
언젠간 다시 뵙는 순간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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