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과 UIUX 이야기

진단기기를 기획하며 하지 못했던 일 - UX라이팅

모리선생 2023. 11.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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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진단기기를 기획한다는 것은 짧은 단어와 문장으로써 전문의료분야의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힌트를 준다는 것과 같다. 우리가 앱을 막 사용하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은행앱이나 주식앱들이 

잠시만 시간을 들여주세요.
1분이면 회원가입이 되요.

라는 식으로 친근감있게 다음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볼 수 있을것이다. 아쉽게도, 진단기기에서는 그런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카카오 가입의 간편 예시

 

왜냐면, 진단기기라고 하는 것은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써 진단의 속도와 효율성 그리고 정확성 등을 고려하여 의료전문가가 정확한 진단을 진행할 수 있는 것 외에 추가 편의 사항을 제공하는 것이 의미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처음 장비를 켠 사람이 진행해야 할 것은 테스트 버튼이 될 것이다. 아니면 자기 원하는 테스트 형식을 눌러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별도의 설명이 필요한가? 사실 그렇지 않다. 진단기기를 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용자가 진단기기를 사용함에 있어서 별도의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거의 테스트-데이터-설정 등으로 설명이 규격화 되어 있다.

 

그럼 만들기도 엄청 쉽겠네?

프론트 페이지 예시

 

그렇지는 않다. 과연 이 버튼이 전부 다일까? 만약 테스트에도 종류가 있다면 어떠한가? 예를 들어보자. 테스트도 다양한 물질을 테스트 하려면 

  • A 테스트
  • B 테스트
  • C 테스트

이렇게 버튼을 나눌 수는 없다. 그렇다고 

  • A테스트는 A물질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함으로써, XX 방식을 사용합니다.
  • B테스트는 B물질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함으로써, XX 방식을 사용합니다.
  • C테스트는 C 물질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함이며, 추천하지 않습니다.

라고 서술형으로 쓰는 것도 어색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사용할 수 있는것은 각 테스트의 성격을 대표할 수 있는 아이콘을 집어 넣는것이다. 

예시로 이렇게 집어 넣은 것이다.

 

자 그럼 이건 이렇다 치더라도 정말 간단한 아이콘의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간단한 아이콘 예시

진단기기의 경우에는 측정을 하고 나면 그 방식을 프린트를 하던지 LIS라고 하는 내부 통신망을 이용하여 서버에 전송을 해야한다. 그렇다면 이 버튼의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면 문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

 

LIS라고 하는 것은 심지어 특정 아이콘의 모양마저 규정되어 있지 않은 생소한 개념일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두가지의 방식이 있다.

  1. 메뉴얼에 LIS에 대한 아이콘과 설명을 적고 LIS 아이콘만 디스플레이한다.
  2. LIS라고 적고 상징적 아이콘을 옆에 붙인다.

경험상 메뉴얼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통 영업직원의 현지 데모를 할때 버튼이 무엇인지 숙지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이렇게 한다고 해보자.

음?

 

이게 연결을 한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LIS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렇게 명확하게 표기하는 것이 좋다.

 

혹은 아이콘을 없애고 LIS 글자 자체를 아이콘화 해도 된다. 그렇다면 처음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도 헤멜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저 버튼을 누를 것이다.

 

설명하는 글귀의 경우

그렇다면 설명하는 경우는 어떠한가? 진단기기를 사용하다보면 에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이런경우는 검체가 정말 이상하거나 아님 샘플이 카트리지에 로딩이 되지 않은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자, 이럴 때는 어떠한 문구를 띄움으로써 문제를 알려야 한다.

 

전 > 후

 

단순히 이렇게 Test fail 이라고 적어서 사용자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리는 것 보다는 해당 오류의 카테고리가 무엇인지 분류를 한다음 간략한 원인을 명시하고 사용자가 다음 행동을 어떻게 취할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행동을 이끌어 내는 문구가 사용자로 하여금 피로감을 줄여줄 수 있다.

 

Simple is the best

 

라고 하는 희대의 명언이 있으나, 그것은 누군가에게 생각을 전하거나 디자인에서 여백의 미학을 전달할 때이다. 정말 필요한 정보를 너무 축약해서 제공을 하는 것은 오히려 사용자에게 혼란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자 지금까지 UX 라이팅 - 진단기기 버전을 한번 이야기를 해보았다. 이 외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모든 장면을 모두 적을 수는 없으니 이만 줄이도록 한다.

 

그래서 이번 UX 라이팅을 잘했냐고 말한다면, 사실 이번에는 그렇게 많이 반영을 하지 못했다. 진단기기라고 하는 것이 애자일이나 린 기법처럼 막 피드백을 계속 주고 받으면서 만들어지다기 보다는 워터폴 방식으로 단계별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기획하고 로드맵을 설정하고 실제품을 전시회까지 만드는데 엄청난 역량이 요구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문구에 대한 디테일 혹은 버튼의 범용성에 대해서는 사실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반성하고 있는 부분이며, 차기 프로젝트에는 꼭 이러한 부분에 대한 시간을 따로 할애 함으로써 사용자에게는 편의성을 최고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참, 해당 글과 관련하여 배달의 민족에서도 UX라이팅에 대한 글을 하나 작성한것을 보았으니 한번 참고 삼아 읽어보길 바란다.

 

https://story.baemin.com/6287/

 

UX 라이팅, 배민은 이렇게 시작했어요

디자이너와 UX 라이터 사이

story.b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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