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이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이제 3년을 넘어 4년차를 넘어서 진단기기 회사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이다. 내가 맡은 제품은 지난 몇년간 (아마 10년 이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새로운 플랫폼을 출시하지 않았으며, 해당 플랫폼에 사용될 수 있는 아이템만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다. 다른 진단기기 회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진단기기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질병들을 판독해낼 수 있는가가 우선이지 얼마나 많은 리더기 들을 빠르게 만들어 내는가가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단기기 회사에 있어서 UIUX에 대한 중요도는 더 낮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어떻게 보면 현장에서 요구하는 바를 충분히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일 수도 있다. 진단기기에는 UIUX가 필요하다. 좁은 범위의 타겟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이지만 필시 그 편의성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함은 확실하다. 그래서 지금부터 어떻게 CS와 전문 진단 관련 지식을 전하던 내가 기획을 넘어 UIUX까지 영역을 넓혀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코로나 대유행 시기를 겪으면서 간단한 RDT 방식을 사용해 테스트하는 기기는 많이 사용해보았을 것이다. 두줄이 생기면 양성 그리고 한줄이면 음성. 이에 따라 우리의 출근 여부가 갈리고는 했다. 그리고 PCR이라는 것도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비강 부에 있는 분비물을 어느 정도 채취한 다음에 연구실로 들어가서 분석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제 실험 방식은 볼 수는 없었을 것이나, 분명 이것 또한 진단 방식 중 하나이며 기기를 사용해야한다.
위의 사진을 잠시 보자 M10이라고 하는 SD 바이오센서의 제품이다. 저기에 보면 화면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특별히 모듈형이기 때문에 한 디스플레이에서 다량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고, 컨트롤러 (혹은 유저)가 각 모듈에 어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내부적인 시나리오가 충분히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그럼 이러한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 간호사
- 의사
- 임상병리사
- 연구원
- 기타
등 다양하다. 이러한 사람들은 단적으로 말해서 연구하느라 바쁘고 환자를 맞이하여 처치하기 바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수수께끼 같은 제품을 던져주고 사용을 하도록 놔둔다면, 그 제품은 사용자의 '니즈', 기업의 'TAT (turn around time)', 제품 사용의 만족도 등을 모두다 만족 시키지 못하는 제품으로써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즉, 의료 전문인 혹은 관련자가 사용하는 이 제품은 별도의 설명서 혹은 간단한 설명을 듣고도 쉽게 사용하게 만들어서 해당 사용자가 현재의 업무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고려하여 UIUX를 디자인 해야한다는 것이다.
제품의 숙련도 부분
앞서 말했듯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 범위가 매우 좁다. 여타 게임 앱이라던가 핀테크 앱이 '나이', '성별', '학업', '경제능력'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사용자에 대한 자료를 모을때, 진단기기의 사용자에 대한 백그라운드는 거의 확실하다.
전문의료인력
그 말인 즉슨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기기를 다루어 보았거나 다룰 의사가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서 고등교육 혹은 사전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이 제품 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다룰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제품 당 face to face로 마주하는 시간은 1 turn (아이템 한개를 테스트 하기 위해 제품 앞에서 머무는 시간)은 거의 10분 미만이다 (내부 통계에 의함).
사람들이 10분 미만으로 한 사람에 대한 테스트를 한 기계에서 셋업 한 뒤에 돌리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샘플을 넣고 샘플이 기기 내에서 처리가 될때 최대 4개 미만의 페이지로써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한 입력이 완료가 되어야 한다. 실제 퍼포먼스 마케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은 한 광고 혹은 한 분야에 대해서 4번 이상 노출이 되게 되면 엄청난 피로감을 느낀다.
즉 그들이 최소한의 페이지와 최소한의 터치로 샘플 정보를 입력하고 테스트를 시행한뒤 결과를 전달 받아 프린트 혹은 LIS를 통해 환자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도록 설정을 해야한다. 본인이 지난 4년간 확인 해본 결과 텍스트 필드 및 버튼 포함하여 환자 정보 입력까지해서 테스트 '시행'을 누를 때까지는 약 8-10번 미만의 버튼 (키보드 포함)을 눌러야지 빠른 시간안에 정보를 다 입력 했다고 만족하는 것을 확인했다 (사필드 사용자 50인 인터뷰 기준).
제품을 새로 받고 배우는건?
배우는 방식은 심플해야 한다. 혹은 정보의 풍부함 속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잘 찾을 수 있도록 유도를 해야한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앱을 다운 받을때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원하니까 다운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진단기기는?
일할때 쓰는 기계
그래 일할때 쓰는 기계이고 이 진단기기를 사용할 줄 알게 되는 것 또한 또 다른 업무가 되어 버린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이해하거나 쓰지도 못할 기능을 처음부터 모두 제공하고 교육하는건?
그렇다. 말도 안된다. 이 사람들은 너무 바쁘다. 새로 받은 책이 100페이지가 넘어가면 읽으시는 분들은 내가 나간 총 300번의 교육 동안 단 한번도 없었다. 필요한건 한 두번 설명 듣고도 쉽게 쓸 수 있는 사용법이다.
심플. 혹은 어렵지 않게...
심플하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섬세한 기능이 필요한 진단기기.
글을 마치며,
이제부터 몇번에 걸쳐 지난 1년간 진단기기라는 제품을 단 한 문장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와'
으로 부터 어떻게 출시할 때까지 만들 수 있었는지 이야기를 한번 적어보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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